cinema 2016. 12. 5. 21:22

감독 : 존 리 행콕 / 리앤 투오이 : 산드라 블록, 마이클 오어 : 퀸튼 아론




어린 시절 약물 중독에 걸린 엄마와 강제로 헤어진 후, 여러 가정을 전전하며 커가던 ‘마이클 오어’. 건장한 체격과 남다른 운동 신경을 눈여겨 본 미식축구 코치에 의해 상류 사립학교로 전학하게 되지만 이전 학교에서의 성적 미달로 운동은 시작할 수도 없게 된다. 급기야 그를 돌봐주던 마지막 집에서조차 머물 수 없게 된 마이클. 이제 그에겐 학교, 수업, 운동보다 하루하루 잘 곳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날들만이 남았다. 추수감사절 하루 전날 밤, 차가운 날씨에 반팔 셔츠만을 걸친 채 체육관으로 향하던 ‘마이클’을 발견한 ‘리 앤’. 평소 불의를 참지 못하는 확고한 성격의 리 앤은 자신의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마이클이 지낼 곳이 없음을 알게 되자 집으로 데려와 하룻밤 잠자리를 내어주고,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낸다. 갈 곳 없는 그를 보살피는 한편 그를 의심하는 마음도 지우지 못하던 리 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마이클의 순수한 심성에 빠져 든 리 앤과 그녀의 가족은 그를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리 앤 가족의 도움으로 성적까지 향상된 마이클은 본격적으로 미식 축구 훈련을 시작하며 놀라운 기량과 실력을 발휘하고, 리 앤은 그의 법적 보호자를 자청하며 마이클의 진짜 가족이 되고자 한다. 주변의 의심 어린 편견, 그리고 마이클이 언젠가 자신을 떠나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뒤로 한 채...





미식 축구라니. 넓은 어깨. 큰 키. 민첩한 몸짓. 과한 유니폼까지. 말만 들어도 멋있는 스포츠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 것을 알았어도 너무나도 영화 같은 스토리에 그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영화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다.

 

마이클은 당당한 몸짓과는 달리 소심한 성격의 소년이다. 가정은 파토됐고 당장 살 곳도 없다. 하지만 타고난 운동신경 덕에 학교도 좋은 곳으로 가고 한 여인의 무모함에 운 좋게 좋은 가족도 얻었다. 이 여인, 마이클의 엄마가 된 사람도 보통 여자가 아니다. 아무리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한들, 가진 거 하나 없는 길거리의 소년을 케어해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그녀는 백인 최상층 계급의 여인이다. 그녀의 오지랖과 마이클의 순수함에 다소 불안 불안한 시작의 만남이었지만 뭐가 됐든 시간이 마음의 벽을 녹이고 갈등을 무뎌지게 하는 것 같다. 이 괴상한 가족도 함께 살면서 진짜 가족이 되는 걸 보면 말이다.

 

삶이 고된 흑인, 베풀 줄 아는 백인과 그들을 돕는 주변 사람들.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는 실제 마이클과 그와 함께 웃고 있는 가족사진을 보니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좋은 가족이란 처음부터 차려진 구성원뿐만 아니라 좋은 관계를 이끌어갈 마음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어떤 시작이든 좋은 만찬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는 크게 마이클이 리 앤 가족을 만나 그들 가족의 구성원이 되는 과정과 마이클이 미식축구선수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으로 나뉜다. 결국 <블라인드 사이드>는 실존인물인 마이클 오어의 성공담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초점은 늘 리 앤에 맞춰져 있다. 어찌보면 그게 약점이다. 마이클과 리 앤 사이의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영화의 긴장감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퀸튼 아론과 샌드라 불럭의 연기 내공 차가 너무 큰 탓도 있을 것이다. 샌드라 불럭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식들에게 깐깐하고, 똑똑한 리 앤이라는 역을 잘 소화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그에 반해 마이클 오어 역의 퀸튼 아론은 우울하거나 즐겁거나, 단 두가지 표정만으로 샌드라 불럭을 상대한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드라마틱한 마이클 오어의 실제 삶을 순진한 동화로 그려냈다는 게 아닐까. 눈에 띄는 악인이 한명도 등장하지 않는 착한 가족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는 그래서 진정으로 뜨거운 감동에 끝내 도달하지 못한다.


씨네 21 리뷰 마이클 오어의 성공담 '블라인드 사이드' 글 中 / 글 이주현 2014.4.14



샌드라 불럭과 가장 안 어울리는 단어를 말하라면 그건 바로 ‘엄마’다. 그녀의 올해 나이 45살. 이미 엄마가 되었어도 한참 전에 되었을 나이지만, 여전히 불럭은 잘 짜여진 가족의 일원이기보다 이제 막 둘이 되려는 독신녀의 모습이 더 잘 어울린다. ‘도시 여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세련된 얼굴과 차분한 목소리, 오피스룩을 위해 태어난 듯한 몸매가 이러한 이미지 조성에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어찌됐든 ‘제대로 교육받고 곱게 자라난 중산층 전문직 여성’이 바로 샌드라 불럭에게 관객이 기대하는 모습이며, 그녀 역시 이러한 이미지를 반복·변주함으로써 로맨틱코미디 장르 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이른바 ‘오피스 로맨스의 여왕’이라고나 할까. 


스페셜 2 '샌드라 블럭' 로맨틱코미디의 갑옷을 벗고 글 中 / 글 장영엽 2010.3.4



실제



마이클 오어와 그의 가족들





이 영화를 통해 주인공 산드라 블록은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미국 배우 조합상,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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