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고통에 관하여 - 불면의 문화를 향한 불면증 환자의 불편한 외침


RM 본 지음 / 강경이 옮김


- 들어가는 말. 잠이 오지 않아

10살 무렵 시작된 불면. 밤이 두려운 꼬마는 50살이 된 지금도 불면과 싸우고 있다. 너무 이른 시절 부터 불면을 앓고 있는 저자가 안됐지만 소설 같은 시작이 흥미롭고 센스있는 말 재간에 이 사람이 글쟁이임이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불면을 오늘 날 현대 문화의 한 부분으로 보며 이것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질문하고 있다. 문화와 연관지어 불면을 얘기 할 땐 이 책이 결코 쉬운 책이 아니구나 짐작할 수 있다.

" 이 책은 고질적인 내 수면장애를 이해하려는 출발점이며 평생 나를 괴롭힌 불면증을 점점 닮아가는 세상을 대단히 개인적인 관점(그리고 학습된 경험)에서 바라보려는 시도다. "


- 오랜 친구. 잠과 나의 40년 전쟁사

10대 시절. 그는 약으로 불면을 즐겼고, 왜냐 약을 먹어도 (설령 그것이 마약이라도) 잠을 자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고. 자지 못할 바엔 기분이라도 좋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책을 읽거나. 일을 하거나. 섹스를 하거나. sns를 하며 불면을 일상의 한 부분으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드렸다. 불면의 저주를 특별하다고 생각했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 불면은 외롭다.


- 비틀거리는 좀비들. 불면과 노동 관행의 충돌

"요즘 사람들은 전례 없이 높은 각성 수준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을 기대받지만 그에 필요한 잠이 부족한다. 이런 문제는 주로 더 적은 휴식=더 높은 생산성이라는 잘못된 오만 때문이다"

우리는 기계의 발전(이 것을 '잠들지 않는 도시'라고 여길 수 있다), 기계의 친숙함 탓에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주의력 과잉 장애(캐나다의 예술가 집단. 패스트웜즈fastwurms가 처음 만들어낸 용어)를 가지게 됐다. 마치 잠을 자는 것은 약한 모습으로 여겨지니 우리는 점점 더 주의력 과잉 장애에서 벗어날 수 없다.

"건강한 사람들이 잠을 못 잤을 때 일어나는 기본 반응은 졸음이다. 그러나 불면증 환자들의 반응은 과잉 각성이다. 불면증 환자들은 잠을 덜 자도 정신은 깨어 있다" 또한 조너선 크레이는 정보와 오락 기술이 주의력 과잉장애를 만드는데 늘 한몫했다고 지적한다.

정말 공감하는 사실, 노트북 화면은 닫으면 그만인 것을 우리는 결코 그러지 못한다. 정말로 기계탓은 우리의 핑계일뿐. 허나 지속되는 정보가 있는 한 우리는 정보에 귀 기울일 것이고 이것은 늘 깨어있는 상태의 나를 만든다. 진은 빠졌어도 여전히 눈은 뜨고 있다.


- 하지불안 증후군. 나를 초주검으로 만드는 내 이상한 신경장애에 대해.

하지불안 증후군을 앓는 저자는 이상하고 우습고 모순적인 치료방법들만 적혀있는 하지불안 증훈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사이트를 전전긍긍했으나 그는 결코 하지불안 증후군을 극복하지 못했으며 그것을 계기로 수 많은 남자친구를 떠나 보내야 했다. (밤새 뒤척이는 것을 그의 남친들이 불편해 했을거라는 것은 저자의 착각일지도. 핳) 

나도 잦은 밤 불면을 겪으며 몸이 불안하고 가끔씩 조이는 기분(이 기분이 아주 문제도 몹시 불쾌하다)에 밤 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 하지만 나의 불면 원인은 하지불안 증후군 보다는 꿈 때문이다. 아무리 피곤해도 힘겹게 잠 들고나면 나는 꿈속에서 헤멘다. 이젠 꿈을 즐기고 간혹 기록으로 남기는 지경까지 왔지만 꿈을 꾸면 결코 깊히 잘 수 없다. 나를 초주검으로 만드는 것은 꿈이다.



- 처음 찾은 수면 클리닉. 치료법을 찾아서

불면은 치료법이 없나 보다. 여기저기 헤매다가 수면 클리닉에 찾아간 그지만 정신과 진료에 쓰이는 체크지를 맡기고 수면 패턴을 알아보기 위해 잠 옷을 입고 오라던지. 어마무시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약을 먹어보자 라던지. 결국 그는 "어떤 일이든 네가 바꿀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어"라는 교훈을 상담 치료에서 배운 것 처럼 수면 클리닉도 결코 불면증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이었다고 나에게 말해준다.


- 한 밤의 산책.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느끼는 분노와 고립감에 대해.

불면을 해소하려 긴 산책을 걷기로 한 저자. 허나 작은 창문 사이로 세아나오는 은은한 불빛아래 쉼을, 잠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보면 화가날 뿐이었다.

"불면증은 사람을 들볶는다. 불면증은 부글부글 끓는다. 잠재된 분노가 치솟으며 들썩인다" 잠을 자지 못해 그 시간을 만회하려 바쁘게 살아가도 바쁜 삶에 화가 나기도 오히려 바쁘지 못한 삶에 화가 나기도 한다.

"이런 생활을 여러 해 반복하다 보니 이제 나는 나를 움직이는 것이 건강한 야망인지, 심술인지 구분하지 못할 지경이다"


계속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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