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2017. 10. 17. 17:11


The Air That I Breathe - The Hollies





감독 : 로렌 스카파리아 / 페니 : 키이라 나이틀리, 도지 : 스티브 카렐




소행성과 지구충돌 21일 전, 지구종말 카운트다운! 아내는 도망가고, 어디론가 떠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마땅히 갈 곳 없는 외로운 남자 도지. 3년 만에 옆집에 사는 ‘페니’와 인사를 나누고, 그 동안 그녀에게 잘못 배달되었던 우편물을 건네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폭동이 일어나 급하게 집을 빠져 나오게 된 도지는 문득 잘못 배달된 우편물 속 ‘첫사랑의 편지’가 떠올라 그녀를 찾기로 결심한다. 게으름 때문에 비행기를 놓쳐 가족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린 페니는 도지를 도와주면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은 함께 여행길에 오르는데…  당신은 생의 마지막 21일 동안, 무엇을 할 건가요?









종말이 와도 끄떡없다. 블록버스터의 영웅이 있으니까. <세상의 끝까지 21일>은 이 오락 충만한 블록버스터의 신화를 일거에 깨버리는 솜씨 좋은 멜로다. 전 지구가 말기암 선고를 받은 상황. 테렌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 같은 대서사적 묵시록, 혹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 같은 자기로의 침잠 같은 종말론 등과 같은 거창한 해석은 없다. 코앞으로 다가온 파국 앞에서 <세상의 끝까지 21일>의 인물들이 던질 수 있는 실질적인 질문은 이를테면 이런 거다. 마지막으론 누구와 만날래, 어떤 음식을 먹을 건데, 아니면 음악은 어떤 장르를 들을래, 같은 일종의 버킷 리스트다. 어차피 끝나는 거라면 많이 웃고 많이 즐기고 많이 사랑하라는, 뻔하지만 확실한 제안이다. 지구 최후의 날을 세팅하고 있지만, 영화는 결국 어떻게 해야 잘 사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듯하다. 도지를 연기한 스티브 카렐의 진지한 모습이 새롭다. 만약 스티브 카렐같이 코믹한 남자도 세상의 끝을 앞두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연기가 실감난다. 


씨네 21 리뷰 / 마지막 버킷리스트 '세상의 끝까지 21일' 中 / 글 이화정 201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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