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mark 2016. 10. 18. 19:02



어쩜 이렇게 감정 표현이 예민하고 섬세할까. 20대가 되어 (물론 20대 초초반이지만) 읽게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소설계에서 꽤 저명한 여류작가가가 갑작스럽게 죽은 후 그녀와 관련된 여자들의 미스터리하고 비밀스러운 관계를 그린 책이다. 나이도 직업도 제 각각이지만 여류작가의 혈연이고 동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은 모두 동일하다. 


역시나 읽는 내내 가장 좋았던 것은 네 여성의 개성있는 성격과 그녀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묘한 신경전을 보는 것이었다. 저택의 주인이자 이미 죽어버린 도키코와 예술계에서 일하는 명성있는 시즈코는 이복자매이다. 껄끄러울 수 있는 관계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서로를 자극하며 좋은 관계로 지낸다. 도키코가 무너지기 전 그녀를 압박한 것도, 죽음 후 나머지 여성들의 머리 위에 있는 것도 예리한 시즈코 뿐이다. 시즈코와 비슷하게 도키코를 대등한 관께로 지낸 사람이 에이코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도키코의 천재적인 작가로써의 능력을 알아보고 죽기 직전까지 편집자로서 혹은 그 이상의 역할을 임무한다. 매년 모임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어쩌면 에이코의 본능때문이 아니었을까.


도키코 남동생의 딸 나오미와 츠카사는 어렸을 적 부터 도키코를 동경하고 글을 업으로 삼고있는 이복자매 관계다. 그녀들도 도키코의 피를 물려받아 예민하고 통찰력 깊지만 너무도 다른 성격에 줄곧 경쟁자로 자라왔다. 어쩌면 도키코를 대하는 태도도 상반된 둘이지만 그녀들도 도키코를 발판으로 한 발짝 성장한다. 


책의 처음 목소리를 내고 가장 도키코와 먼 사이인 제 3자의 모습으로 묵묵히 등장하는 마지막 주인공이 에리코다. 그녀도 논픽션 작가로 도키코의 영향을 받은 듯 하지만 도키코를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대한다. 모임 내내 그녀들의 관계를 멀찍이서 들여다 보고, 미스터리의 단서를 기어코 찾아내는 에리코. 왠지 가장 독자의 시선이 반영된 인물같았다. 결국 그녀들은 도키코가 죽은 후 4년이 지나서도 그녀의 굴레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가장 많은 것을 알게 된 올해였지만 그녀들은 영원히 올해의 모임 기억을 두려워하며 살것이다.


온다리쿠의 이엄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책의 주인공들을 보며 알 수 있듯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여자들의 가장 기묘한 사건과 연류되었다.' 누구나 이런 상황에 놓일 수 있으며 등지고 살아갈 수 도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일상과 일상을 벗어난 일들의 강양조절이 너무나도 절묘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공감되고 이해되는 일상이 한 번, 미친 듯이 빨려드는 온다리쿠식 미스터리에 한 번 이것이 온다리쿠를 그 토록 열광하게 만드는 매력아닐까? 목요일 . 가장 기묘한 요일이 되버렸다. 


2016.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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