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아빠가 큰 신문을 휘리릭 넘기며 집중 해 보고 있는 모습이 잔상에 남아있다. 고등학교 때 포트폴리오로 남기고 싶어 신문 스크랩을 한 번 시도 했다가 아침 자습 시간 졸음을 이기지 못해 담요대신 사용하며 실패했던 기억이 있다. 고3때 쉬는 시간 마다 신문을 읽는 반 친구 한 명이 있었다. 아빠 이후로 신문 읽는 사람을. 그것도 굉장히 꾸준히 읽는 사람을 처음 봤다. 신문에서 뭘 말하는지 어떤 담론으로 싸우고 있는지는 관심없고 그냥 멋있어 보여 신문읽기에 환상이 있었다. 


행운진지 불행인지 대학 와서 처음 받은 과제가 신문 스크랩 이었다. 일주일에 2번 이상? 이었던가. 무려 한 학기 동안 해야하는 과제였다. 자르고 오려 붙이고 색깔별로 다른 펜을 써가며 모르는 단어도 적고 내 생각도 써본다. 쉽지 않은 과제다. 귀찮기 때문이다. 허나 켜켜히 쌓여가는 신문스크랩북이 점점 더 좋아졌다. 스크랩에 조금(병적으로) 집착하는 나는 열심히 했다. 2학년이 되서도 과제로 받았다. 과제라는 타이틀은 뭐를 해도 하기 싫고 부담스러운 존재인것 같다. 엄청 스트레스 받았다. 아마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때문이었을 것 같다.


시간이 흘러 4학년이 되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신문 스크랩을 해보련다. 남을 위해, 보이기가 아닌 나에게 남기기 위한 스크랩이 목적이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웃에 어떤 일이 생기고 하물며 먼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가르쳐줄 사람이 필요하다. 모르는 단어와 잘 읽히는 문장을 배울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신문이 제격인 것 같다.


예전 처럼 열정적이지도 꾸준하지도 않고 때론 삐뚤빼뚤한 글씨체. 밀려 몰아하는 스크랩 일지도 모르지만 어느 순간 몰입해 읽는 나를 발견하자.




2권의 신문 스크랩 북. 말이 스크랩 북이지 그냥 a4 파일을 쓴다.


흰 파일은 2학년 1학기 때 만든 것이고 초록 파일은 2학기 때 만든 것이다.


2학기 때 스크랩 과제를 내주신 교수님이 일주일에 3번 이상의 신문 읽기를 권장하셔서 초록색 파일은 꽤 두툼하다.







신문 스크랩 방법


1. 신문을 산다. 나는 왠지 모르겠지만 중앙일보를 읽고 있다.


중앙일보는 보통 신문의 반 크기인 타블로이드 판 신문이다. 간편히 들고다니기 유용하다.


2. 쓱 한 번 훑어보며 스크랩 하고싶은 기사를 자른다.


3. 용지에 붙여 중요한 부분, 모르는 단어등을 밑줄 친다.


4. 밑줄을 바탕으로 요약을 한다던지 자기 생각, 스크랩 날짜 등을 빈 공간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