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2017. 1. 18. 21:43


winter sleep ost _ Schubert's Piano Sonata No 20 in A Major





감독 : 누뤼 빌게 제일란 / 아이딘 : 할룩 빌기너, 니할 : 멜리사 소젠




전직 배우이자 작가인 ‘아이딘’은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호텔 ‘오셀로’를 운영한다.  남부럽지 않은 부를 누리고 있는 그는 양심과 도덕을 운운하며 자신이 얼마나 공정하고 자비로운 사람인지 알아주길 바란다. 하지만 여동생 ‘네즐라’는 번번히 그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독설을 던지고, 젊고 아름다운 아내 ‘니할’은 그의 위선적인 모습을 경멸하며 권태를 느낀다. 서로에게 상처와 불신만을 안기는 세 사람은 가난한 세입자의 아들의 충격적인 행동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어느 날 아침, ‘아이딘’은 불현듯 찾아온 낯선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대자연이 펼쳐진 하늘 아래서, 뭘 그리 바꾸려 하고 변화하려 하고 가치를 찾으려 하는가. 불어오는 바람처럼 변하는 계절처럼, 겨울도 곧 끝이 난다.

 

아이딘의 여 동생은 이혼한 후 알코올중독자가 된 전 남편 때문에 늘 불안하다. 그를 떠난 것은 자유를 찾은 일이었지만 미안함만 가득하고 용서를 빌어서라도 그에게 돌아가고픈 마음뿐이다. 그런 마음을 내 보일수록 오빠는 다른 일로 잊어 보라고 말할 뿐이다. “너나 그러시던지.,, ”아이딘의 아내 니할 역시 새로운 자산 모임 때문에 분주하다. 하지만 역시나 아랫사람 대하듯이 도움을 요청하라는 둥, 그렇게 하면 다 뒤집어쓴다는 둥참견하는 남편에게 진저리가 났다. 하지만 니할 또한 상대를 더 이해하지 못하고 베푼 동정이 얼마나 상대방과 자신을 상처 입히는 일인지 깨닫는 경험도 한다.

 

영화는 아이딘의 시선으로 시작되고 끝난다. 그래서 자칫하면 그의 옹졸함과 냉소, 위선, 겉만 번지르르한 감성주의에 속을 수 있다. 나도 잘 몰랐다. 그가 그녀의 여동생과 시답잖은 주제로 얘기를 할 때 여동생을 향한 은근한 비판, 설사 부족하더라도 스스로 뭔가 해보려는 아내에게 건 낸 손이 위선임을, 아이딘 집에 세 들어 사는 사람들이 왜 그토록 애써 웃으려 하는지를. 아이딘의 일상을 따라 함께 걸으면 주변사람들의 태도를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자국의 역사에 관심이 많고, 늘 흥미로운 글을 쓰고, 베풀 줄 아는 부자여서 존경해야 마땅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딘의 여 동생 입장에서 아내의 입장에서 세입자 시선에서 아이딘을 바라볼수록 그는 지겹도록 따분하고, 늙었으며 그저 돈 많은 위선자임에 틀림없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아이딘은 떠난다. 하지만 곧장 누구하나 반겨주는 이 없는 자신의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왜 그는 집으로 다시 돌아온 걸까. 소년이 던진 작은 돌에 그의 삶을 되돌아 본 것일까. 그는 크던 작던 주변인과 겪고 있는 갈등은 잠시 잊고 다시 살아 보려한다. 아이딘의 겨울도 끝이 나는 날이 올 것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터키의 유명한 관광지 아나톨리아 반도의 카파도키아에서 아담한 호텔을 운영하는 아이딘. 그는 고정적으로 신문 지면에 칼럼을 싣는 칼럼니스트이며 터키 극장 문화에 대한 책을 저술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신중하면서도 근엄한 지식인이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인근의 땅을 지닌 지주이기도 하다.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된다. 세입자의 아들이 일부러 아이딘의 차 유리창을 깨는 사건이 발생하고 아이딘은 이를 계기로 일종의 도덕적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소년을 용서할 것인가, 어떻게 용서할 것인가. 소년의 행동이 불씨가 되어 한편의 도덕극이 완성되어간다. 기나긴 논쟁의 장면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딘은 함께 사는 누이와 아내를 상대로 자주 그리고 길게 인간과 도덕과 사회에 대해서 논쟁한다. 유려한 풍광과 고뇌하는 인간을 껴안으려 한 터키의 유명 감독 누리 빌게 세일란의 작품.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윈터 슬립>을 비롯한 예술 영화 中 / 2014.11.18 / 글 씨네 21 취재팀


“중간에 화장실 가는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에 지난해 칸 황금종려상을 수여한 심사위원장 제인 캠피온은 3시간16분에 달하는 긴 탐색에 대해 우스개를 더했다. 그의 말마따나 길다. 롱테이크와 긴 러닝타임으로, 그는 프리미어 상영부터 전세계 기자들의 진을 빼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하지만 이 ‘지리한’ 지켜보기는 그에게 타협할 수 없는 절대시간이다.


터키의 풍광에 녹아든 인간의 양면성 <윈터슬립> Kis uykusu 中 / 글 이화정 / 2015.4.15 


좋은 평들이다. 





윈터슬립은 67회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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