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2017. 5. 29. 00:36

미녀와 야수 OST _ BELLE




감독 : 빌 콘돈 / 벨 : 엠마 왓슨, 야수 : 댄 스티븐스, 개스톤 : 루크 에반스 




똑똑하고 아름다운 ‘벨(엠마 왓슨)’은 아버지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 운명적인 사랑과 모험을 꿈꾼다. 어느 날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아 폐허가 된 성에 도착한 벨은 저주에 걸린 ‘야수’(댄 스티븐스)를 만나 아버지 대신 성에 갇히고, 야수 뿐 아니라 성 안의 모든 이들이 신비로운 장미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기 전에 저주를 풀지 못하면 영원히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운명임을 알게 된다. 성에서 도망치려던 벨은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해 준 야수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으로 떠난 가족 나들이였다. 개봉한 영화는 많았지만 볼 영화는 없었기에, 특히 아빠의 가차 없는 영화 쳐내기에 살아남아 여러 번 고민하고 선택한 영화였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 서가앤쿡에서 함께 즐겼던 저녁 때문에 행복해서였을까. 어렸을 적 봤던 동화를 아름답게 구현한 cg와 배우들의 멋진 노래 실력 때문이었을까. 아님 벨을 연기한 엠마왓슨이 너무 예뻐서였을까. 아마 모든 요인이 잘 합쳐졌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책을 좋아하고 긍정적이고 늘 새로운 곳을 꿈꾸는 벨은 참 닮고 싶은 여성상이다. 아빠를 구하러 떠난 여정엔 직접 말을 끌고 무시무시한 야수도 직접 대적한다. 또 궁궐 사람들을 편견 없이 대하고 야수와 사랑에 빠질 때도 이것저것 재지 않는다. 벨과 야수 말고도 이 영화를 본 몇몇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사랑에 집중했다. 그들은 바로 르푸와 개스톤이다. 르푸의 일방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것이 그냥 우정의 응원일지 사랑의 세레나데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 연령층의 영화에 동성애 코드가 등장한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 일컫는 사람들이 있었다. 확실치는 몰라도 감독이 의도한 것이라면 대환영. 동화 속 세상은 적어도 마음껏 사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녀와 야수의 극적인 사랑으로 저주는 풀리고 사물이었던 신하들은 본 모습으로 변하는데, 사람으로 변하여 등장하는 배우들이 반가웠다. 무척이나 유쾌하고 흥 많은 시계, 촛대, 주전자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흥겨운 배우였고 얼마나 몸을 움직여 연기하고 싶었을까 생각했다. 알고 있는 동화였지만 우리가족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빠르게 빠져들었고 언제나 꿈꿨던 동화 속 마을, 살아 움직이는 동화 속 주인공들을 생생히 볼 수 있는 감동적인 영화 나들이였다.





개봉 후 25년이 지난 만큼 캐릭터엔 시대적인 변화가 담긴다. 벨은 용감하고 선한 캐릭터에서 나아가 실질적인 생활 속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벨은 어린 여자아이에게 직접 글을 가르치고 세탁기를 발명하는 등 당대 관습에 정면으로 대항한다. 그 모습은 벨 역의 에마 왓슨이 배우 활동과 별개로 펼쳐나가는 사회적 행보와도 자연스레 겹친다. 야수는 한층 지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며 다정한 성정이 부각된다. 벨과 야수 사이에 책을 매개로 한 대화가 늘어나고, 야수는 노래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벨의 부친 모리스는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한 인물로, 개스톤의 파트너인 르 푸는 동성애자로 그려지는 등 캐릭터 전반에서 성적 고정관념에 균열을 가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실사화된 <미녀와 야수>는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오래된 메시지에 더해 억울하게 사물로 변해버린 주변 캐릭터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위트와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통해 낙관의 힘을 강조한다.


씨네 21 어떠한 상황에서도 위트와 희망을 잃지 않는 낙관의 힘 '미녀와 야수' 글 中 / 김수빈 2017.3.15





미녀와 야수는 MTV 무비 어워드 최고의 영화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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